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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_Ha/Article

A4 Exhibition, <A4>


전시포스터: 강구룡, <A series>, Silkscreening, 841x1189 mm,2011





초대의 글 

2007년 학생 디자이너 네 명의 모임으로 시작했던 A4 Group이 2011년 가을 세 번째 전시 <A4>를 서교동의 더갤러리에서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첫 번째 전시 <A4___놀다> 그리고 두 번째 전시 <A4용지>에 이어, 개별 디자이너들이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함께, 전시 디자인이 작용하는 방식, 그리고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 관한 물음을 던지고자 합니다. 빠르게 무르익는 가을의 한 낮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시이름 : A4 Exhibition, <A4>

전시기간 : 2011.10.3(월)~10.10(월)

전시개막 : 2011.10.3(월) 2:00 p.m.

전시장소 : 더갤러리 (http://www.gallerythe.com/) 2층 전시장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7-13 W&H빌딩

전시기획 : 유혜인

참여작가 : 강구룡, 김의래, 박인욱, 서동주, 서준원, 정소미, 조하, 허진하

전시후원:  경기문화재단 ( 2011 경기문화재단 우수예술프로젝트 지원사업 선정)

전시 블로그 : http://a4exhibit.egloos.com

관람시간 : 12:00 - 20:00 

관람료 : 무료 


기획의도

2007년 학생 디자이너 네 명의 모임으로 시작했던 A4 Group이 2011년 가을 세 번째 전시 <A4>를 서교동의 더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첫 번째 전시 <A4___놀다>가 디자이너에게 뿐만 아니라 현대인 일반에게도 가장 일상적인 사물인 A4용지로 그래픽 실험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두 번째 전시 <A4용지>는 디자이너의 사회적 관점을 A4용지가 지닌 다양한 특성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개별 디자이너들의 관심사에 더하여 그래픽 디자인이 현실에서 작용하는 방식, 그래픽 디자인의 역할에 관해 물으며 출발한다.

통상적으로 디자인이란 어떤 사물의 효과적 사용을 위한, 혹은 정보전달을 위한 ‘도구’로서 기능한다고 여겨진다. 이는 이미지를 관객에게 제시하는 전시장에도 예외는 아닌데, 전시장에 진열된 혹은 설치된 예술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나아가 그 작품에 관한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 ‘돕는 것’이 소위 ‘전시 디자인’의 역할이라 이해된다. A4 Group은 이번 전시에서 가려져있던 전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전시의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한다. 

8명의 참여 디자이너들은 A4용지를 가상의 예술작품이라 상정하고, 이를 위한 전시 디자인에 사용되는 그래픽 디자인 요소들을 장르별로 분배하여 개별 작업을 진행한다. 누군가는 전시를 소개하는 로고를, 누군가는 도록를, 누군가는 포스터를, 누군가는 영상을 디자인할 것이다. 각각의 디자인 요소들은 미술관과 갤러리 주변부에서 판매하는 포스터, 도록, 엽서와 같은 기념상품이기도 하며, 또한 실제로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도 지난 두 번의 전시와 마찬가지로 참여 디자이너들은 A4용지를 둘러싼 객관적인 정보를 시각적으로 양식화하여 다루기도 하고, 그 안에 담긴 정보를 통해 동시대의 인간 사회를 통찰하기도 한다. A4 용지 한 장에 대한 세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정보를 ‘가장 잘’ 전달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연구과정과 동시에 예술과 디자인에 관한 다른 측면의 고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김의래,<A4 전시 디자인 선언문>, 인쇄물, 책, 포스터, 210x297, 2011




박인욱, <손수건, 스톨>, 린넨, 면, 210x297, 594x1682, 2011




서동주, <A4 Confidential>, 영상 프로젝션, 2011




서준원, <A4 Vending machine>, touch screen monitor,1700x600mm,2011




정소미, <에이포 법칙(Rule A4)>, 가변크기, 조명 설치, 2011 




조하, <전시장 관람객의 긍지와 자세>, 영상 프로젝션, 노트북, PC, 1500x2000x700, 2011




허진하, (스마트한) 이 시대의 (스마트한) A4>, QR코드, 2011





작품설명

A4Group의 초기 프로젝트에서부터 1:루트2 의 비율의 크기로 정의되며, 반씩 나눠 접을 때마다 그 비율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A4용지의 형태적 특성에 착안한 작업을 선보였던 강구룡은 일관된 관심사를 지속한다. 두 차례 전시에 선보였던 과정이 포스터라는 하나의 결과물로 압축되어 제시된다. 


사회적 권력의 작동방식과 그 억압적 특성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지닌 김의래는 특정 단체와 집단의 의지를 대표하는 가장 대표적인 문서인 선언문에 관한 작업을 진행한다. 자의적으로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공식화하고, 인간 개인들을 오직 하나의 개성을 가진 집단에 종속하게 하는 선언문의 작성과정을 참여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과정에 도입한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박인욱은 A4용지를 스치고 지난 사람들의 흔적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 흔적은 문자가 아닌 낙서, 혹은 암호와 같은 표식, 추상적인 기호들이다. 수업시간 배포된 유인물에 무심코 낙서를 하는 습관, 규정된 방식이 아닌 개인들이 자유롭게 생성한 기호들은 손수건의 패턴으로 활용된다.

 

파쇄된 A4 용지 조각들을 활용한 설치작업을 선보인 지난 전시와 마찬가지로, 서동주는 무심코 사용되고 버려지는 A4용지가 지닌 ‘소비’라는 특성에 주목한다. 사무실에서 무심코 사용되고 폐기되는 A4용지의 소비패턴을 모션그래픽을 활용한 영상으로 선보인다. 


서준원은 일생의 과업과 개인적 성취의 판단기준으로 활용되는 학력 증명서, 결혼 증명서, 재산증명서의 속성에 주목한다. 미약한 종이 한 장에 적힌 몇 구절 문장은 현대인의 보편적 욕망,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꿈을 대변한다. 가상의 증명서 자판기는 관객에게 당신의 구체적 욕망이 무엇으로 인해 규정된 것인지 묻는다.


독일에서 작업하는 정소미는 ‘A4용지’라는 구체적인 물질로 더욱 각인된 A4라는 용어가 지닌 함축의 언어를 고찰한다. 구체적 현실의 흔적, 실질적 정보들을 담은 A4라는 추상적 용어의 특성을 작가의 실제적 삶과 고민을 압축적으로 담은 예술작품의 한 측면에 비유한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작업을 진행하는 조하는 규정된 집단에 속함으로써 정체성을 찾고, 안정감, 나아가 자유까지도 맛보는 인간의 심리, 그리고 그것에 근거하여 조직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규약과 심리적 틀, 그리고 권력의 작동방식에 주목한다. 개인의 주관적 의지를 통제하는 집단에서의 다양한 '지침서'에 담긴 텍스트가 ‘전시장에서의 행동 지침서’로 재탄생한다. 


종이에 인쇄된 QR코드는 물질적 대상에 웹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이차원의 통로이다. 과거 구체적인 텍스트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했던 A4용지는, 이제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관객을 다른 공간으로 안내한다. 허진하는 새로운 동시대의 코드를 과거의 정보전달을 담당했던 A4라는 코드에 유비시킨다. 

글/유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