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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_Ha/Article

2010 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 수상작 심사평

2010 도깨비어워드 (Dokkaebi Award) 심사평

당선작 : 다이노 <심혼 (Inner Object)>

<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새롭고 자유로운 몸짓을 위한 신진 아티스트의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다. 도깨비어워드는 완성된 작품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의 혁신적인 실험과 그 작품의 발전가능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도깨비어워드의 참가 신청은 모두 (23)편이 였으나, 두 작품 <심혼> 과 <만났다 헤어졌다 ver.1>이 최종 선정 후보작으로 선정되어 이번 2010년 춘천마임축제 기간 중 5월 24일(월)~25일(화)에 걸쳐 ‘마임의집’에서 공연하였다.

2010년 도깨비어워드 선정위원은 작품을 선정함에 있어 공연의 참신성 보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여기서 가능성이라 함은 ‘보이는 것’에 대한 부각보다는 본질로 접근해 가는 과정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지지를 의미한다.

최종 선정 후보작으로 올라온 <심혼>은 ‘영상언어와 몸 언어의 만남’, <만났다 헤어졌다 Ver.1>는 ‘만났다 헤어졌다라는 속성을 바탕으로 구성된 사물, 인물, 물질 들의 배치와 이야기’가 본질적인 공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는 무대 위의 언어로서 ‘움직임’이라는 화두가 문제의식과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인간의 ‘몸’과 기계적인 ‘몸’ 혹은 매체적인 ‘몸’을 통해 어떻게 배치되고 재배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두 참가팀에게 던져본다. 이 때의 ‘몸’이란 물질성, 신체성, 리듬, 공간을 포괄하는 것이다.

만났다 헤어졌다 프로젝트의 <만났다 헤어졌다 Ver.1>의 경우 만났다 헤어졌다의 마찰과 작용들이 배치되는 과정이 재현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 때 재현적 성격이라함은 공간, 물질, 인물 등이 해체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병렬적으로 배치, 공연에서의 재료의 배치과정에서의 재현성을 말한다. <만났다 헤어졌다 Ver.1>의 경우 무엇보다 각 요소들의 공간과 시간과의 싸움이 중요해 보인다. ‘만났다 헤어졌다’라는 충돌과 접점의 작용이 시간의 흐름과 물리적인 리듬, 배우의 신체와 이야기 구조 안에서 더욱 ‘뀀’의 과정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한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공간에 설치된 ‘어름’의 존재이다. 설치작가의 설명처럼 여름날 ‘영점’으로 온도의 균형감을 이루는 찰나와 고체와 액체, 액체와 기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공간과 부딪혀 공간의 물질로 편입되었을 때, 그 물리적인 속성이 공간을 채우는 호흡과 흐름으로 전환되면서, 인간 신체의 물질성의 획득과 공간에 배치된 각 요소들을 꿰어 낼 수 있는 요소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무대 위에서의 인물의 속도, 인간의 몸의 속도, 인간의 몸의 표현은 다만 재현하는 몸, 표현하는 몸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그것이 설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의 구성이라는 형식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개념적으로 신선한 작품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배치된 각 요소요소들이 전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만났다 헤어졌다 Ver.1>은 앞으로 ‘단편’의 요소를 ‘장편’으로 끌고 가는 힘을 찾는 것, 무엇을 어떻게 꿸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이노의 <심혼>의 경우, 작품의 선정에 있어 논란이 있었다. ‘비디오 아트와 행위 예술 및 무용의 형식이 융합된 실험’이라는 형식은 그 참신성과 실험성, 소위 요즘 잘 나가는 단어로서의 ‘융합’등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한 듯 보이지만 ‘형식적 실험에 그칠 위험이 있고 이는 자칫 그 실험성의 본질 혹은 핵심의 부재로 연결되는 선행 작업이 많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한 다원예술의 다양한 장르성에 부합하는 ‘영상’과 ‘몸’과의 만남은 역시 그 ‘형식적 실험’에 그칠 위험이 있고, 시각적 요소로서의 영상과 공연의 시각성 혹은 볼거리에 치우치게 될 염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혼>을 평가함에 있어서 ‘비디오 아트와 행위 예술 및 무용의 형식이 융합된 실험’에 초점을 맞추고 뛰어난 기술을 지지할 것인가? 시각적인 볼거리에 점수를 줄 것인가? 공연과 매체가 어떻게 만나고 있으며 그것이 뛰어난가? 등의 질문에 대해 논의 하기 보다는 ‘매체’의 ‘몸성’ 혹은 ‘신체성’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논의를 전개하였다. <심혼>은 한 명의 인간이 껍질을 벗고 세상에 나와 벌이는 사투와도 같은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이 자아의 탄생과 형성 그리고 분열과 배치과정을 거쳐 결국 하나의 몸으로 생각으로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이 때 분열하는 몸, 재배치 되는 몸, 사회와 만나는 몸은 모두 ‘영상’과 ‘몸’을 통해 서로 언어를 주고 받으며 전개된다. 이 때 발견되는 가능성은 ‘매체’의 신체성이다. 영상작가 박지현은 공연의 물질성을 파악하고 영상을 통해 시각화하는데 있어서의 물질적 신체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영상과 몸의 매커니즘의 사용이 선행 작업들을 앞서 나갈 수 있는 가능성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미디어와 몸의 결합에 있어서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는데 영상의 기술적 발전 면모 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한 사유와 몸의 만남 그리고 몸의 만남와 영상의 만남의 전복과 재배치가 가능한 동일한 조건에서의 작업 가능성 등을 내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영상의 ‘신체성’과 함께 무대에서 구현된 ‘몸’에 대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전달한다. 인간의 신체는 구속된 신체이기도 하면서 구속되지 않는 신체이며, 표현하는 몸이면서도 표현을 뛰어넘는 몸이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고 나오는 장면에 있어서는 훌륭한 결합이었으나 벗은 몸에 대해서도 고려해 봄직하다. 또한 기존 무용의 ‘습(習)’이 있는 ‘몸’은 아닌지 한번 고려해 봄 직 하다.

여러 가지 논란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2010년 도깨비어워드는 젊은 공연예술가들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작품을 선정하였다. 2010년 도깨이어워드 심사위원단은 2010년 도깨비 어워드 수상작으로 ‘다이노’의 <심혼>을 발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영상과 공연과의 만남에 있어 시각적인 화려함을 넘어 매체의 신체성과 매커니즘을 더욱 연구하면서 작가와 안무가의 깊은 사유를 관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작업으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다이노의 <심혼>은 300만원의 수상금과 2011 춘천마임축제에서 기획공연으로 초청되게 되며, 춘천마임축제의 사무국과 협의를 거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 받게 된다. 그리고 2010 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에 1차 신청과 최종 실연에 참여하신 모든 단체과 개인 참가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춘천마임축제의 도깨비어워드가 새롭고 혁신적인 젊은 예술가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춘천마임축제도 열심히 노력하고자 한다.

(수상평 대표 집필 : 임인자(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2010 도깨비 어워드 수상 심사위원
심철종 (씨어터제로 대표, 퍼포먼스 아티스트)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
임인자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